2021 개발 회고

출처 : 인스타 데브경수툰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한다.

문과 감성이 낭낭한 개발자라서 글을 쓰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한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개발회고를 작성해볼까 생각을 하다 이렇게 글을 써본다.

어떤 글을 써야 2021년을 잘 마무리했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을 잠깐 해본다.

 

 

30살 늦은 나이에 개발자가 되었고 나는 이제 33살이 되었다.

 

 

30살, 개발을 배워야 겠다고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31살, 개발에 입문하고 부산에서 짧은 회사들을 다니며 부산에서 비전공자 개발자로 성장하기엔 쉽지 않음을 느꼈다.

32살, 서울로 상경하여 좀 더 좋은 사람들과 회사를 만나 숨 쉬듯 자괴감을 느끼며 성장하였다.

 

 

한 해 한 해를 정리하자면 이런 느낌이랄까?

특히 개발에 입문한 3년 중 가장 소득이 있었던 한 해가 아녔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부산에서 다녔던 회사는 선임이 없는 회사였고 전~부를 혼자 해야 했다.

부산에서의 첫 번째 회사는 프론트, 백, 인프라까지 다 했어야 했고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구글링과 삽질로 3개월을 버텼었고 그다음 회사에선 프론트는 있었지만 프로젝트 매니저, 기획자(기획서), 선임자 또한 없고 모든 문서 또한 없는 상태로 또 3개월을 버텼었다.

 

 

 그렇게 나는 서울을 가야겠다 생각을 했고, 돈을 얼마 받든 좋으니 서울에서의 빠른 시작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32살에 경제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6개월의 인턴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곳은 개발 시작 후 처음으로 만난 선임과 동료가 있었다. 처음만난 이 동료들에게 믿음직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덕분에 나는 성장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기존의 웹 페이지를 리뉴얼하기 위해 기존 데이터베이스 테이블 구조를 파악했고 기존의 데이터들에 영향이 가지 않게 마이그레이션과 기능 추가를 했다. 관리자 페이지에서 수많은 조인문, 서브 쿼리문으로 인한 속도 저하를 코드단와 적절히 분배하여 속도 개선을 하는 등의 작업들도 주로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간단한 일이었는데 그땐 오만 삽질과 함께 1초라도 빨라지면 혼자서 뿌듯해서 ^____________^** 이런 상태였다.. 지금 내가 간단한 일이라고 회상하는 것 자체가 내가 성장했다는 증거 같아 지금도 조금 뿌듯한 것 같다 :-) 히히

 아이티 회사가 아니었고 경제, 콘텐츠가 주가 되는 회사여서 개발팀의 티오가 크지 않았고 6개월의 인턴을 종료했다. 그땐 너무너무 아쉬워서 눈물도 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작고 소중한 개발 커리어에 적당한 시작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니까..! 아직도 소중한 나의 서울 지인들이 되었으니까!

 

 

 두 번째 회사는 경기도에 있는 소개팅 어플 회사였는데 연봉을 내가 원했던 수준으로 올리기도 했고, 올 재택근무이기도 했고, 소개팅 어플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이긴 했지만 잘만 만들어진다면 평타는 치겠구나 생각하고 결정한 회사였다.

 이곳에서는 백엔드 === 나였다. 그곳의 모든 백엔드를 구성했다. 처음엔 프로토타입으로 빠르게 시장성을 평가받기 위해 파이어 베이스를 이용한 디비를 구성하였으나 점점 욕심이 커져 기능이 하나 둘 붙여져서 RDS를 구성한 케이스였다.

 

 첫날 본 디비와 코드는 디비 정규화는 물론 참조키 설정도 엉망이었고 뭐 orm은 선택사항이긴 하지만 간단한 로우 쿼리 문도 아주 장황하게 쓰여있는 그런 백엔드가 구성되어있었다.(첫날에 도망갔어야 했다.)  

 처음 가자마자 데이터 정규화, 이상형 추천을 위한 매칭 테이블 구성, 코드들 간에 끈끈했던 종속성을 끊어버리고 독립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코드들을 때 놓았다.

 

 기억에 남는 작업은 이상형 매칭 알고리즘! 회원가입 시 했던 가치관 질문, 원하는 이상형의 연봉 조건, 학력조건, 스타일 조건 등을 테이블로 저장하고 이것 하나하나에 점수를 부여하여 가장 높은 순서대로 추천을 할 수 있도록 이상형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결국 이 회사는 연차도 못쓰고 야근과 희생을 강요하고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는 대표 및 팀장으로 인해 3개월 만에 퇴사했다. 그래도 여기서 처음부터 서버 및 api를 구성하기 위해 생각해야 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가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회사) 

 

 

 두 번째 회사에서 엄청난 실패를 맛보고 좀 천천히 가더라도 제대로 된 곳을 들어가자 생각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와중에 감사하게도 지금의 회사에서 면접 제안이 왔고 너무 감사하게도 면접 자리에서 합격통보를 해주셨고 잡생각 할 겨를 없이 빠르게 출근할 수 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를 정말 폭풍 성장시켜준 은인과도 같은 대표님들을 만난 것 같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대표님들!!!

 

 

 그때의 회사는 개발자 출신 쌍둥이 대표님 두 분이서 백엔드와 인프라를 담당하셨고 프론트 3분이 계셨다. 그동안 나는 nodejs언어로 express로 빠르게 서버를 구성하고 작업을 했었는데 nest, ts, typeorm을 사용하여 일하게 되었다.

대표님들은 외부 일정이 많으셔서 3명의 프론트분들의 요청사항을 빠르게 쳐냈어야 했다. 어우 지금 생각해봐도 아찔한 경험이었다.. nest는 처음 해봐서 모르지.. 디비 구성도 잘 모르겠는데 참조 설정은 엄청나게 되어있지.. 이것도 급하고 저것도 급하다는데 나는 코드를 봐도 잘 모르겠지.. 입사하고 한 한 달 동안은 제발 1인분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주말에도 어김없이 푸시를 날렸었다. 

 

 그렇게 입사 후 첫 프로젝트를 끝내고 다음 프로젝트는 php프로젝트였다. 한참 첫 프로젝트를 끝내고 프론트3+백1(나) 의 합이 좀 맞아져갔었고 원래는 프론트 작업만 맡기로 했었는데 백 작업이 늦어져 php프로젝트를 지원하게 되었다.

 사실 하나의 언어에 익숙하면 다른 언어를 접하는데도 크게 어렵진 않은데 그런 의미로 php 백엔드 지원 프로젝트는  "나는 nodejs개발자야"라고 했던 나의 좁은 마음가짐을 크게 넓혀줬던 프로젝트였다. 비록 왼손으로 글씨 쓰는 느낌이긴 했지만 짧게 짧게 다른 언어를 경험하는 건 참 재밌는 경험인 것 같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스포츠 예약 어플! nest, ts, typeorm을 사용하여 다시 나의 주종목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되어 처음 시작할 땐 반가웠고 빠르게 끝내주겠다 생각했지만 나는 예약을 너무 쉽게 봤다. 이 또한 디비 구성부터 쉽지않았고 이 프로젝트 디비 구성을 한 뒤 백엔드 동료분이 생겨 첫번째 프로젝트보다 좀 더 클린한 코드로 효율적이고 이쁜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다른 프로젝트에 들어간다고 마무리를 함께 하진 못했지만 이또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특히나 AWS SQS, serverlress, Lambda를 이용한 푸시 서버 구성, 다이나모 디비의 티티엘을 활용한 예약상태 변경 등을 할 수 있어 나 진짜 개발자인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의 다양한 개발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예약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쯤 새로 들어오신 씨 티오님 덕분에 방향을 잃지 않고 좋은 개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021년의 마지막 프로젝트이자 현재 진행형인 렌트 관련 어플!

 php언어로 되어있는 프로젝트 지원할 때 저 이제 언어가 두렵지 않아요!라고 대표님들께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그 말은 사실 엄청난 무게를 지닌 말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스프링 부트의 코드를 nest, ts, typeorm 으로 변환하는 작업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좀 더 레거시 하고 기획도 더 거대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사실 지금까지 했던 프로젝트들은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빠르고 단단하게 완성시킨 것이라면 이번 프로젝트는 그런 점에 선 좀 다른 편이라 앞으로의 작업들이 기대가 된다.

 

 

 

 이번 2021년도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든 생각이 있다. 

 나는 nodejs개발자가 아니다. 그저 업무의 효율을 위해 프론트, 백을 나누는 것이고 빠른 개발을 위해 nodejs, nest를 선택하여 개발을 할 뿐이지 언어에 국한되어 이 언어만 하는 개발자는 아니다. 나는 언제든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언어와 프레임워크, 포지션 등을 바꿀 생각이 있고 나는 그것을 해낼 것이다.

 사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생각도 존재했었다. 이 기술도 조금, 저 기술도 조금 쓰는 개발자는 결국 아무것도 못한다 라는 말이 있다. 사실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에는 이 말에 좀 더 비중을 두고 다른 것에 욕심내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21년을 계기로 다른 관점에서의 능력 있는 개발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현재 회사에서 이런 나의 모습을 높게 평가해주시고 신뢰해주셔서 회사의 여러 개발을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모로 지금 회사는 나에게 참 감사한 회사이다. 

 

 22년도도 21년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나의 업무를 120% 소화해내고 그 안에서의 개발 디테일을 찾을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제일중요한 연봉협상도 120% 만족스럽게 잘 되는 그런 한해가 되길)

 

 

 

 

 언젠가 내가 연차가 높은 개발자가 되었을 때에 이 글을 보며 그땐 그랬지라며 나의 주니어 시절을 생각하며 함께 일하고 있을 동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길 바라본다.

 

 

 

2021년 개발 회고 끝